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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서교동 풀잎새 방과후 교육활동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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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02-04-04 17:09 조회5,817회 댓글0건

본문

들어가는 말

2001년 그간 풀잎새에서 실행한 교육을 평가한다. 2001년은 새로운 시도를 활발히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2000년에 날으는 어린이집에서 공간을 분리하고 프로그램의 틀을 만들었다면 2001년에는 그것을 이어받아 프로그램의 내용을 다양하게 실험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본문에서는 일별 프로그램과 일상생활, 먹을거리와 식단, 아마관리, 아이들 개별면담, 그리고 들살이에 대한 평가를 하며 맺음말에서는 2002년 신년 교육 방향과 함께 과제와 전망을 소개한다.

1. 일별 프로그램

(1) 어린이 회의

① 의의
아이들의 자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토의시간이다.

② 진행방식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월요일 회의가 열린다. 회의 진행은 지난주 회의 평가, 교사회 보고, 주제토의, 기타 의견, 건의사항으로 이뤄진다. 회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진행하며, 서기는 회의 기록을 기록하게 게시판에 게시하는 역할을 한다.

③ 회장과 서기는 어떻게 선출되나
어린이 회장과 서기는 아이들이 직접 뽑는다.
임기는 한달이고 연임할 수 없다.
회장과 서기는 2-3학년에서 나오는데, 이 '장' 자리에 대한 아이들의 경쟁은 뜨겁다. 후보로 나왔다가 낙선의 쓴 잔을 마시기도 하고, 선출된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아이들이 인기 순위로 회장과 서기를 선출하는 것 같지만 나름대로 선출 원칙을 갖고 있다. 객관적으로 회장과 서기 역할에 걸맞는다고 생각해서 뽑는 경우도 있고, '한 번 기회를 줘보자'는 의견이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회장과 서기가 되고 싶어서 선심성 공약을 발표하는 아이들도 있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대목도 있지만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발전하는 모습에 흐뭇해지는 경험을 한다.

④ 어린이 회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나
생활에서 느꼈던 일이나 문제를 제기하여 논의하고 그것을 약속으로 정해 지킬 수 있도록 하였다. 아이들의 분쟁이나 갈등, 공동체 생활에서의 지켜야 할 사항을 자유롭게 논의하고 '약속'으로 정하여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풀잎새 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덕목이다.
교사들은 풀잎새의 한 구성원으로서 참여하며 때로는 회의 진행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고 그것만큼 상대방의견을 주의 깊게 듣는 태도를 강조하였다.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함에 있어서는 거침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태도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특히 논쟁이 붙었을 때는 고성이 오가기도 하고 정말 싸움이 붙을 만큼 심각하기도 하였다. 대안을 제시하는 긍정적인 태도보다는 서로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비아냥거리기도 하였고 결정된 의견에 대해서도 계속 이의를 제기하고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교사는 조언을 할 수는 있으나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회의를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 어떻게 시행착오 없이 교사들이 바라는 진행방식과 태도를 바로 내면화하고 실행할 수 있겠는가!
아이들은 그간 각종 풀잎새에서 정한 행사(들살이, 밤 방과후, 야유회, 한마당 등…)나 공연에 대한 준비로 회의 내용을 삼기도 하였고 컴퓨터, 인터넷, 군것질, 친구관계, 학교, TV시청, 택견, 역할방과 다락방 등 공간구성, 음란물, 회의문화, 백문조와 잎새, 정리정돈, 독서, 선생님, 괴롭히는 친구 등을 주제로 토의를 하였다.
풀잎새에서 생활하면서 교사에게 부탁하거나 필요한 물품 등은 건의사항에 이야기 하여 아이들과 교사들의 의사소통 창구가 되었으며, 지난 주 회의 평가를 통해 자신들이 정한 약속을 지키는지 스스로 평가하는 등, 약속-실행-평가의 주체가 되도록 하였다.

⑤ 아이들의 변화
어린이 회의가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변화가 보였다. 항상 비껴 서서 소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한 아이들이 눈에 띄게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마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회의에 말하고 수렴이 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1-3학년까지 있는 풀잎새에서 2-3학년들이 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은 관찰자로서의 역할을 주로 하고 있는 1학년들이 내년에는 눈부시게 회의에 참여하는 모습을 분명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게 된다. 20명 전원이 회의에 적극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 회의는 이제 명실상부 중요한 아이들의 의사소통의 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더욱 발전되리라 전망한다.

(2) 슬라이드, 비디오 극장 및 인권교육

① 의의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된 슬라이드, 비디오 극장이 택견장소와 시간의 변경에 따라 화요일로 옮겨졌다. 작년에 이어 슬라이드, 비디오 교육 자료에 꾸준한 투자를 했다.
시청각 자료 활용에 있어 나들이나, 들살이, 추억을 엿볼 수 있는 어릴 적 생활모습을 담은 일상다큐와 학년에 맞는 좋은 그림책 자료를 가지고 시작된 슬라이드, 비디오 극장은 형식과 내용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해라고 볼 수 있다.

② 슬라이드 극장
우선, '이야기 재구성'이라는 새로운 접근을 해보았다. 서너 편의 책 중 그림책 자료를 재구성해서 순간적인 포착력과 상상력을 발휘해 보고 이야기를 매끄럽게 연결시켜보는 시도를 했다. 다만, '이야기 재구성'을 할 때 이야기를 쉽게 창조하고 모방할 수 있도록 교사의 짜임새 있는 구성력, 다시 말해 연관성이 있는 그림책 자료를 교차 편집하는 구성력이 필요하다.
또한, 슬라이드 극장에 쓰일 이야기 자료에는 이야기 분위기에 맞는 배경음악을 결합했다. 이는 단순히 보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절한 음악으로 이야기를 쉽게 전달할 뿐 아니라 음악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었다.
음악을 들으면 이야기가 떠오르고 '이야기 재구성'과 아이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끊임없이 재창조하는 것. 정통과 변형과 창조라는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③ 비디오 극장
비디오 극장에 선을 보인 작품으로는 인권교육에 기초한 '우리가 다시 그려요', '더불어 사는 세상', 수묵화의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피리부는 목동',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프레드릭 백의 '베스트 컬렉션' 등이다.
보고난 뒤 토의하고 토의한 내용으로 게임을 하는 등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실험을 하였다. 정해진 답을 유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 하고 소외된 계층이나 환경, 동물, 식물 등 주변의 환경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여 비판적 사고와 사고의 유연성을 불러일으키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앞으로도 '인권'이라는 부문에서 자기에게 일어나는 불합리한 일이나 현상들을 자기 중심을 가지고 폭 넓게 해석하고 다양한 생각과 해법을 끌어낼 수 있도록 시도할 것이다.

(3) 택견

① 의의
우리 고유 무술이라는 점과 함께 몸을 살리는 활동이다. 땀을 쫙 빼는 운동의 효과와 더불어 택견 동작의 유연성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스포츠로서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자세를 가지게 하는 데는 풀잎새에서 그만한 프로그램이 없다.

② 택견을 향한 애증섞인 반응
아이들의 애증이 녹아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택견이다. 택견이 아무리 좋다한들 객관적인, 검증된 효과가 바로 아이들에게 통한 것은 아니다. 무술이라는 것이 그러하듯 설렁설렁 해서는 곤란한 것이다. 대충 널럴하게 놀던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충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기 위해 동작을 끊임없이 교정 받아야 하고 가뜩이나 심장이 벌러덩 거리는 데 택견 대련을 하라니… 다리도 퍽퍽 찢어야 하고 쑥스럽게 궁둥이를 실룩거리면서 춤을 추듯 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힘 있게 밀치고 재끼고 해야 하니… 큰 공(팬더), 작은 공(포그니), 탱탱 볼(아이들)이 얼마나 낑낑댈까…
1학년의 반응은 '안하고 싶다'였다. '왜 꼭 해야만 하냐'고 한다. '어른들이 좋다고 하면 하는 거냐'고 몇몇 아이들이 이야기하기도 한다. 낯설고 싫어서다. 승급심사도
스트레스이고 승급심사가 하루, 하루 다가오면 걱정에 휩싸여 청승을 떤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택견의 그 좋은 가치와 효과는 자꾸 작아만 지고 아이들의 그 싫다는 의견에 무게를 실어주며 부모들 또한 택견을 꼭 해야만 하냐고 물으니 교사들은 어떠했겠는가…
싫다는데 뭣하러 교사들이 부득불 하는가, 부모들의 동의를 다 받고 택견을 하느냐고
묻는 통에 교사들은 적잖이 고민했다. 택견 신봉자들도 아니고 싫다는 거 억지로 해서 애 잡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이들은 교사들의 눈치를 보는 건지, 어떤 건지. 새로운 일에 도전하자고 한다. 그러나 택견 심사는 자유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하고 어떤 아이들은 택견은 반드시 해야 하고 하고 싶다고도 한다. 이쯤 되면 굳이 풀잎새 프로그램으로
교사들이 정착시키려고 했던 의지가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다.

③ 점차 노력하는 아이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여전히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택견 사부님의 노력으로 게임과 축구 등… 재밌게 진행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시는 모습에 아이들도 힘들고 어렵다는 반응이 점차로 노력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 모든 것이 어쩌면 1학년이 들어온 초기에 일어난 고민과 갈등이었다. 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교사들의 역할에 대해 부모들과 어떤 조율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교육의 중심을 교사가 잡는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부모들의 요구와 제안을 잘 받아들이면 생산적인 프로그램이 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중심 없이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생기고 교사들이 혼돈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교사와 부모들의 갈등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교사들은 부모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안내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부모들의 의견 또한 성급한 판단이 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연극놀이

① 의의
연극놀이는 단순히 연극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과 경험과 상상력을
표현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늘 보아 오던 물건이 단순히 기능적인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아이들의 상상력이 결합하여 다른 생명력을 띄게 되는 것, 수용하고 변형하고 재창조하는 일련의 활동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발산할 수 있다.

② 아이들이 경험한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
아이들이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놀이에서 최대한 연극적 요소를 끄집어내어 게임으로 진행하였다. 그것이 자연스러워지면 아이들이 상상하고 몸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은 사람들의 의사소통이 '말' 뿐 아니라 '몸짓'과 '표정'도 될 수 있음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게 되면 사람들은 대화를 함에 있어 보다 풍성한 전달력을 가지게 될 뿐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서도 그 사람의 몸짓과 표정을 주목하며 그 사람의 메시지를 폭 넓게 전달 받을 수 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각 하나를 차단하고 그 외 다른 감각에 집중하게 하는 것은 갈수록 '말'만이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사용됨으로써 둔해지는 감각들을 흔들어 깨우는 중요한 경험이다.
무엇이든 사람들은 표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또한 주저한다. 표현에 있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잘못 전달될까 봐…', '쑥스러워서…', '언젠가는 알아주겠지…'등등이다.
한마디로 단 한 순간도 표현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언젠가부터 표현하는 것을 특별한 영역으로 취급함에 따라 '자신'을 점점 잃어간다는 것이다. 너무 거창한가?
따라서 연극놀이는 아이들의 감각을 불러들이고 깨우면서 다양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경험하고 표현하며 이 모든 것이 곧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③ 충만해진 자신감으로 표현이 자연스럽고 다양해진 아이들
우선 아이들에게서 변화를 찾는다면 눈에 띄게 자신감을 가지면서 표현이 자연스럽고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그간 '연극 놀이 시간'은 게임을 통한 '연극 놀이', '마임' '마술 연기', '음악 극', '난타', '거울 극', '꽁트', '상황 극', '역할 극'으로 진행하였다. 감각 놀이에서 연기로, 소리에서 몸짓으로, 혼자의 표현에서 둘, 셋의 연합 표현으로…. 그 형태와 내용에서 끊임없이 실험하고 그 모든 활동들이 독립되고 분절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 활동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계성을 가지고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자신감을 갖고 자기 중심을 가질 때만이 주위에 시선을 뺏기지 않고 '스스로'를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연극놀이에 앞서 명상을 가졌으며, 주변에 대한 관찰력과 역할에 대한 '동화'와 '몰입'으로 맘껏 뛰고 구르고 웃고 떠들며 왁자지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 수가 21명으로 늘어날 2002년도에는 풀잎새 마루에 그 모두가 모여 나누기에는 제약이 많다. 따라서 연극놀이의 운영은 소그룹으로 진행 될 수 있고 전체 그룹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공연 등으로 기획될 수 있는 모색이 필요하다. 2001년도에는 연극놀이의 실험적 요소가 많았다면 내년에는 더욱 질적으로 내용의 발전을 도모하고 교류하는 상호작용의 시간으로 채워질 것이다.

(5) 나들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나들이다.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에 실행한 먼 나들이는 아이들이 회의할 때 간식 다음으로 열성적으로 전원이 거품 물며 참여하여 결정한다. 날으는 어린이집에서 그 동안 개척하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다녔다. 고궁과 박물관, 미술관, 공원, 대학 캠퍼스 등 말이다. 차이가 있다면 풀잎새는 오후 2시에 출발하여 나들이에서 간식을 먹고 저녁 6시에 풀잎새에 도착하는 것으로 긴 나들이라는 것이다. 교사는 긴 나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도 않다. 아이들에게는 평소 서교 놀이터에서 해소 하지 못한 나들이의 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열매를 딴다고, 고궁 잔디에 드러누웠다고 어른들에게 야단맞는 것은 예사고, 평소 정복하지 못한 두발 자전거에 도전하여 여기저기 생채기 나는 것도 다반사다.
가장 인기 있는 나들이 장소는 한강 시민공원과 여의도 공원이다. 한 달에 한번은 꼭 다녀오려고 교사도 노력하지만 그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20여 명의 덩치도 제 각각인 녀석들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모든 기운을 다 써서 인라인 스케이트며, 자전거를 타다 보면 돌아올 때는 파김치가 된다. 겨울의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는 아이들… 그 덕에 보조바퀴에 의지하여 자전거를 타던 아이들이 어느새 두발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린다. 어떤 것도 마뜩치 않아 하던 녀석이 어느새 인라인 스케이트 황제가 되는가 하면 그렇게 자빠져도 포기하지 않고 또 오자고 하며 정복의 그날을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다. 어쩌겠는가…. 일주일에 한번 있는 먼 나들이인데 교사의 몸이 예전 같지 않고 뿌사지는 고통이 있어도 감내할 수밖에…
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공연 관람을 꼭 전체 아이들이 다 하는 그 어려움 속에서 굳이 풀잎새 안에서 해결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함께 보고 함께 즐기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인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이 오후 공연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방학이나 되어야 시도를 해 봄 직하지,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서 공연시간을 맞춘다는 것은 너무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방학을 이용하여, 좋은 공연과 문화공연과 전시를 접할 수 있도록 시도해야 할 것이다. 뛰어 노는 것도 좋지만 이젠 교사들이 못 견디겠다.

2. 일상생활

(1) 공간

작년 공간분리 때 13명으로 시작된 풀잎새 아이들이 이젠 2001년 초 18명에서 하반기에는 20명으로 그 수가 늘어났다. 사무실 빌딩 4층 주택에서 2001년 3월. 그렇게 소원하던 마당이 있고 인근에 놀이터가 있는, 공간도 잘 빠진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어떻게 그 빌딩 4층에서 살았을까 싶을 만큼 원 없이 뛰어 놀고 이 방, 저 방을 분주하게 다니며 역할 방으로 꾸미고 놀았다.
터전 공간을 나누어 공부방, 놀이방, 쉬는 방, 다락방, 사물함 두는 방, 주방, 거실로 이용하였다. 각 공간 어디든 아이들의 손길과 발길이 미치지 않는 방은 없다.
초기 '잎새'(풀잎새에서 키우는 개)가 작은 강아지였을 때 '쉬는 방'(원래의 목적은
고학년 숙제 및 쉬거나 자는 방)이 잎새 방으로 되어 공간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잎새의 성장과 더불어 '쉬는 방'이 고유의 쉬는 방으로 점차 자리
잡혀 갔다.

(2) 적응, 상반기의 생활모토

상반기의 생활모토는 '적응'이었다. 새로이 풀잎새에 온 1학년이 학교와 풀잎새에 적응하고, 2학년과 3학년은 새 학년에 잘 적응하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아이들이 집, 학교, 풀잎새 등 세 곳을 다니면서 높아질 수 있는 긴장감을 녹일 수 있도록 돕고, 정서적으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과 책임의 부분을 합의와 약속에 의해서 결정하도록 했다.
학교를 다녀와서 숙제를 먼저 함으로써 스스로 자기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성을 기르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 다음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자유선택하면서 지낼 수 있도록 하였다. 아이들은 풀잎새에서는 정열적으로 놀아야 한다는 사명감에 제대로 아프기조차 거부하고 아파서 헤매면서도 놀고 싶어 하여 '쉬자'는 교사의 바람과 '논다'는 아이들의 주장은 필연적으로 부딪혀야 했다.

(3) 자유 시간

자유시간은 말 그대로 자유시간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고조된 긴장을 '자유시간'에 풀어낸다. "놀이터 갔다 올게" 하고 놀이터를 다녀오고 대문 근처에서 서성대며 이야기를 하고 마당에서 주운 나뭇가지로 봉술을 겨루고 책을 읽고 각종 역할 놀이를 하는 등 그 모양도 제각각이다.
'빈둥거리며 놀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요즘 아이들에게 사색할 수 있고 맘껏 놀 수 있게 하는 시간은 분명히 필요하다. 사정이 그러하다 보니 아이들과 나누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자유시간'을 침해한다며 어찌나 반발이 거세던지…
그 시간만큼은 아이들의 고유 권한인 것이다.
작년에 이어 TV의 영향으로 사극 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역사, 문화에 집중적인 관심을 많이 나타내었으며 아울러 삼국지, 그리스 신화 읽기에 적극성을
보였다. 다만, 책이든 놀이든 아이들이 서로 상호작용하고 영향을 주고받기에 교사나
부모의 관심과 조언이 필요하고 특히 TV 시청에 있어서는 바람직한 시청지도가 필요하다.

(4) 책 읽는 습관 형성

풀잎새에서 책을 권장하고, 읽을 수 있는 환경조성과 자극을 통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면 가정에서는 연장선상에서 책 읽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든가, 적절한 보상과 격려가 필요한 것이다.

(5) 다양한 놀이 문화

다양한 놀이문화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아이들은 '안마 방' (교사가 제일 좋아하는 방), '미장원' (대머리 증세가 심각한 팬더가 제일 싫어하는 방), '책방', '문구사 놀이', '음식점 놀이'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역할 방들을 만들어왔다. 여자 아이들이 주로 역할 방을 만들고 준비하고 꾸민다면 남자 아이들은 그 주변에서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을 만들어 소비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렇게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놀건만 그 역할이 자칫 고정된 역할로 인식이 될까 교사들은 조심스럽게 개입하여 함께 놀았다. 돈이 있어 소비하는 사람이 '왕'이 아니라 모든 역할 놀이의 주도권은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있었다.
그래서 때로는 손님과 주인이 마찰을 빚기도 하였다.

(6) 아이들의 상호작용과 아이들의 '성'

중요한 것은 자칫 남자, 여자로 나뉘어 노는 현상에만 천착하여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역할 분담이나 상호작용을 놓치게 되는 어른들의 성급한 판단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성을 찾게 되고 이성을 멀리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동성과
연대하고 이성에게 짓궂게 하는 것 또한 성장에 있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을 어른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관심 가지며 어우러지게 도움을 주는가는 부모와 교사의 느긋한 자세와 판단을 유보하고 인정하는 현명한 마음가짐에서 온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커가면서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있다. 몸의 변화에 당황해
하지 않고 성에 대한 자연스런 관심과 고민을 털어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는 어른들의 온정적인 태도 또한 중요하다. 이에 적절한 성교육이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교사를 포함한 어른들의 '성'에 대한 이해와 가치관과 일관성을 위해 '성교육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7) '밤 방과후'

방학 때마다 하는 '밤 방과후'는 방학을 맞이하여 계획하고 실행하였던 것을 돌아보며 평가하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성격을 띤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시간마저도 열정적으로 놀려고 한다. 현란한 장기자랑 한판을 펼치고 교사들의 무섭고 재밌는 이야기를 들으며 터전에서 하룻밤을 자는 것이다. 원래의 '밤 방과후'의 의미는 교사들의 억지로 갖다 붙이기로 꼴은 갖추지만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억수로 신나게, 늦게까지 노는 날'이다.

(8) '손끝이 따뜻해지는 놀이'

겨울 목도리 뜨기에 이어 '십자수'를 하였다. 6줄, 4줄, 3줄, 2줄. 틀을 나눠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문양을 그려서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하고 있다.
관심을 보이고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완성되기까지 노력을 보이면서 기대하는데 반해
이미 그만두거나 유보함 아이들도 여럿 있다. 풀잎새에서는 '남자 아이들'이 손끝 놀이에 꾸준한 관심을 보인다. 차분히 앉아서 형형색색 입히면서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9) 정리 정돈

일과 프로그램이 끝나면 아이들과 함께 오후 6시부터 청소를 했다. 그러나 6시에 1차로 우르르- 나가는 아이들이 많아지자 남아 있는 아이들의 불만이 제기되었다.
고학년 아이들의 경우에는 자유시간이 부족하니 청소하는 시간을 '노는 시간'으로 확보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며 힘들어 하였다.
따라서 청소는 오전에 교사들이 하는 것으로 조정하였으며 아이들은 집에 가기 전 물건 정리와 정돈을 하면 된다. 그러나 이것 또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데려가기 바쁘고 아이들은 자기 물건을 챙겨 가는 것에 바쁘다. 열심히 놀고 난 언저리를 다른 이가 치워야 하는 경우가 있다. 교사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정리 정돈 하자"일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해야 할 부분을 귀찮고 수고스럽더라도 해야 하듯이 부모들 또한 아이들이 터전 정리정돈을 하고 나설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3. 먹을거리와 식단

월요일 어린이 회의 시간에는 아이들과 교사가 함께 간식 식단을 짠다. 1학년 입학 후 두 달과 방학 때는 점심과 간식을 먹게 되었다. 방과후 하루 흐름에서 조리시간이 확보되어야 하는 음식은 일별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고려해서 화요일, 목요일에 만들어 먹었다. 월요일은 주로 떡, 수요일은 택견을 시차로 나누어 하기에 찐 감자와
고구마, 금요일은 먼 나들이를 가기에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빵이나 통닭, 김밥 등을 먹었다.
기름기 있는 음식과 고기류는 가급적 조절해서 먹고 생협에서 구입한 재료를 이용하였다.
아이들 수가 많아지면서 (13명에서 18명, 다시 20명으로) 간식을 준비하고 조리하고 뒷정돈 하는 일이 정말 만만치 않았다. 일손과 시간이 부족하고 한참 성장기에 접어
아이들의 영양과 적당한 양, 조리 법 등등…. 웬만한 음식조리는 교사들의 자취살림
경력으로 커버가 될지 알았는데 손이 많이 가는 간식이나 면류를 할 땐 땀이 뻘뻘 난다.
시간도 설거지 시간까지 합하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 덕에 공주(?)로 자란 두 교사들은 궁궐 소주방의 궁인들이 다 되었다. 물론 교육적이라는 명분으로 아이들도 부려먹었다. 기본적으로 상차리기, 상 물리기에서부터 미처 준비하지 못한 재료를 슈퍼에서 급조 하는 일도 아이들의 몫이었다.
쉬운 재료 다듬기(손이 많이 가는)도 시켰는데 아이들과 무언가를 하다 보면 모든 것이 놀이가 되어 주물딱거리고 꾸물거리는 통에 복장이 터지기도 했다. 그러니 자연히
교사가 후닥닥 하는 게 더 수월하다는 논리로 아이들은 구경꾼 내지는 음식 냄새를 좇아 와 낼름 먹고 도망가거나 맛을 감별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기쁨 중 하나가 '배달' 이었다. 교사가 손이 커서 어쩌다가 간식의 양이 많으면 이웃들과 나눠 먹었는데,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간식을 담은 그릇을 들고 너무도
자랑스럽게 배달하는 과정에서 나눠먹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큰 수확이었다.

그리하여 이웃과의 정을 돈독히 하였고 (아이들을 혼내고 윽박지르던 이웃들이 무지 상냥해졌음.) 때로는 부수입으로 사탕이며, 두루마리 휴지며, 음료수 등을 얻기도 하였다. 그러니 어찌 아이들이 그 '배달'을 안 좋아할쏘냐… (우리는 배달민족이로세!)
그러나,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매우 활용가치가 높으며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랑 두 명의 교사가 있는 환경에서는 요원한 꿈이다. 교사들의 마음자세 자체가 '후닥닥'이다. 따라서 주방을 맡아 아이들의 균형 있는 영양상태를 점검하고 간식을 준비해 주실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며 그러한 논의와 실행이 되기를 희망한다.

4. 아마관리

년 초 아마관리는 교육이사가 진행하다가 교사가 맡게 되었다. 월별 가능한 아마 일정표에서 부분 수정해서 조정하고 평일 아마는 아주 잘 지켜졌다. '토요 아마' 또한 교사의 격주 휴무가 되면서 횟수가 늘었지만 부모들의 상호부조로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자발적인 아마 참여로 올 한해, 교사의 월차나 행사에 적극적인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이 컸으므로 부모들은 아마참여에 부담을 가지기보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제 엄마 왔다고 어린 양을 부린다거나 독차지하려는 모습을 찾기 어렵고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아마를 할 때에는 풀잎새 아이들과 평상시 나누지 못한 것들을 나누기도 하고 그날 하루만큼은 아이들과 더불어 뛰어 놀 수 있는 아마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전체를 보고 아우를 수 있는 아마의 유연한 자세 또한 필요하다.
토요 아마의 경우에는 아이들의 수가 적고 학교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이다 보니, 아마는 주로 식사 준비와 뒷정돈을 하는 것으로 역할을 마치게 된다. 그래서 아마의 '토요 아마' 또한 부담이 적었는지 인근 음식점에서 배달해서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자세는 고쳤으면 한다.
11시에 터전에 도착, 터전을 정돈하고 환기를 시키며 정성스럽게 아이들의 먹을거리
장만하고 아이들이 그 정성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요일 점심 메뉴를 생각해 보고 교사에게 준비토록 한다든지 준비 또한 직접 하여 청구하면 된다. 늦게 오셔서 재료 탓을 한다거나, 시간 탓을 한다거나, 음식 솜씨 탓을 하지 않길 부탁드린다.

5. 아이들 개별 면담

9월에 아이들과 개별면담을 가졌다. 10월에 1학년과 혜림, 경원이는 '감성발달 체크'를 하였다. 아이들과 개별 면담한 내용은 학교생활, 친구관계, 집에서의 생활, 요즘 관심거리와 고민, 풀잎새의 생활과 바람에 대한 것이었다. 교사는 아이들이 이야기를 모두 풀어내어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로 듣고 열심히 기록하는 것으로 진행하였다.
아이들은 자신의 말에 교사가 개입하지 않고 수용적 경청을 하고 열심히 기록하니 그것이 어떠한 동등한 관계에서 존중 받는 느낌으로 다가왔는지 면담 시간을 아주 좋아하였다. 한때는 "우리 면담하자" 라는 말이 유행이 될 정도였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며 아이들과 교사의 신뢰감과 애정이 더욱 돈독해지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감성발달 검사'는 아이들이 각 항목별 체크를 직접 하고 교사가 이를 분석하였다.
'자기 감정 인식', '타인 감정 인식', '자기 동기 부여', '자기 감정 관리', '타인 감정 관리' 등 다섯 가지 영역으로 해석하여 아이들을 이해하는 기초자료 중 하나로 활용하였다.

6. 들살이

2001년 실행된 들살이의 주제는 주로 '아이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여름
들살이는 자기 마음 들여다보기의 일환으로 명상을 하고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에
맞추어 신나게 뛰어 놀고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자유롭게 놀았다면 겨울 들살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느끼고, 이것을 다른 아이들과 나누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강화하였다. 이 외에도 들살이는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생활하고 서로 협력하는 자세를 가지게 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001년 주제의 선정 배경은 풀잎새 아이들이 짧게는 1-2년, 길게는 6-7년이나 지속된 관계를 가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기보다는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갈등을 경험하고 고착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 또한 있다고 판단해서이다. 물론 아이들의 관계는 자연스런 흐름을 타고 연대하고 대립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이 곧 자신의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계기로 마련해 줄 필요가 있었다. 이런 계기없이 생활에서 끊임없이 말하는 것은 효과면에서 봐도 일시적이고 나타나는 현상 또한 다소 억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들살이의 주제와 프로그램은 교사들이 계획하였고 아이들에게 충분히 안내를 하였다.
아이들은 사전 모둠을 통해 생활에서의 약속과 수행해야 할 프로그램 전략을 짜는 등으로 실행되었다. 들살이를 끝내면 사후 모둠으로 평가를 하였으며 그 모든 것은 기록하여 자료로 남기고 있다.
여름 명상의 경우는 들살이 장소였던 '사단 법인 한 연수원'의 도움을 받아 실행하였고 겨울 '마음 느끼기, 마음 나누기'의 경우에는 교사들이 '커뮤니티 댄스'와 '명상', '공동체 놀이' 등을 주관하여 직접 실행하였다. 모두 3박 4일로 다녀왔으며 아이들의 평가는 대체로 매우 만족한다고 나타났다. 들살이 계획서는 들살이 즈음해서 홈페이지에 게시하였으므로 별도로 다시 작성하지 않아도 되겠다. (참조하실 분은 풀잎새 게시판을 이용해 주십시오.)
아이들이 만족한 내용은 물론 신나게 놀았고 재밌다는 것이다. 유보된 입장의 의견이라 한다면 '힘들었지만 재밌었어'이다. 여름에 명상을 할 때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경험이 못내 어색했다면 그 경험을 바탕으로 겨울 '커뮤니티 댄스- 명상'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고통스러움까지 동반하며 들여다보고 꺼내 놓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다. 자신의 고민은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이며, 다른 사람의 입장에 놓였을 때 자신이 무엇을 잘못 했는지를 깨닫게 하는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깨우친 것이 생활에서 어떠한 태도로 나타날 지는 더 지켜보아야 하고 그것과 연관하여 생활지도에서 교사들이 적절한 조언을 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들살이에서 아이들의 분쟁은 거의 없었으며 아이들의 부담이 줄어 (국끓이기, 상차리기, 설거지하기) 주제에 따른 프로그램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으로 말하자면 아이들의 교사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고 서로 협력하여 과제를 풀어내는 등의 시도를 한 것을 들 수 있다.
아이들은 들살이를 좋아하지만 낯선 공간에서의 체험에 긴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교사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하나부터 열까지 교사들이 다 챙겨주길 기대하였으며 그것이 아이들 상호간의 협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들살이 장소까지 지령쪽지를 보고 인지하여 친구들과 협력하여 이동하는 것이었으며 산을 등반하는 데에도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장려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들살이를 다녀왔음에도 즐거운 기억만 있을 뿐 주변에 대한 관찰력이 떨어져
이것을 매일 간단하게 들살이에 관련한 문제를 출제. 풀잎새 아이들의 표현대로 '과거 시험'을 보았다. 이것은 아이들이 주변에 흩뿌려진 정보를 수집하고 인식하여 자신의 지식으로 구성하는 주체적인 부분에서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으며 '과거 시험'에 대한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이러한 모든 시도와 내용들은 교사들이 아이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것들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풀잎새 교육내용을 어떻게 조직화 하는가… 하는 것 말이다. 2002년 들살이도 바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더욱 진일보해야 할 것이며 아이들의 관계와 생활을 검토하여
주제를 선정하는데도 교사와 부모들의 교류가 중요하겠다.

맺는 말

지금까지는 교사들의 풀잎새 교육 평가였다. 부모들과의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회의, 방모임, 고학년 준비 위 등…) 방과후 교육이사가 언급할 것이다. 아이들과 교사들의 의사소통이 개별면담과 어린이 회의, 생활에서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구축이 되어 있다면 부모들과 교사들의 의사소통은 그리 원활하지 못했던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날적이와 온라인상의 의사소통은 제한적이며 면담이나 방모임 등이 있지만 그때, 그때 필요한 이야기를 심도 깊게 하긴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는 교육의 주체로서 교육을 실행하는 교사로서 방과후 내 운영위원회가 적극 가동되어 교사들의 교육실행에 혼선이 없길 바란다.
또한 교사도 교육의 중심을 잡는 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2002년도는 2001년도에 시도된 내용과 형식을 이어 받아 프로그램의 질을 끌어 올리는 한해로 삼을 것이다.

물론 새로운 시도도 있을 것이다. 언제가 될는지는 몰라도 교사 3인체제로 구성이 되어지면 상반기는 새 교사의 적응과 더불어 1학년의 적응, 2학년과 3학년들의 새 학기 적응과 프로그램의 안내 등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효율적인 운영과 프로그램의 효과면에서 분과로 진행되어 아이들이 자유선택하고 프로젝트 운영으로 하여 각 분과를 고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운영에 있어서는 원칙이 있어야 하고 경계해야 할 점도 있다. 아이들이 그 시기에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고루 안배되도록 배려하는 등의 교사 역할과 더불어 교사회는 더욱 긴밀한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을 가지고 협력해야
한다. 그러한 것에 온 힘을 다할 것이다. 2002년도 새로운 시도와 프로그램의 안정과 질적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것과 더불어 (자세한 안내는 추후 방 모임이나 전체 회의에서 공고하겠음.) 재정분리를 하여 운영하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다.
2001년 말에 한차례 불어 온 거센 폭풍을 겪고 다시 일어난 터라 보다 밝고 희망찬 시간들이 펼쳐지도록 모두가 노력 하여 행복한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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