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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2026. 04. 02. 특기교육, 아이들에게 꼭 필요할까? 이걸 지원하는 무상교육 정책은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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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6-04-02 14:11 조회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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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AI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작년부터 만 5세 무상교육이 시행됐고 올해는 만 4세까지 확대된다고 한다. 다양한 특기수업이 많이 이루어지는 대다수 기관에서는 운영방식의 변화를 신경쓸 필요도 없고 부모의 개별결제금액은 줄어드니 누이좋고 매부좋은 정책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렇게 미취학 아이들의 하루를 1교시부터 4, 5교시까지 빼곡히 채우는 특기교육이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가? 이것을 지원해주는 무상교육정책은 박수만 받을 정책인가? 아무런 특기교육을 하지 않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공동육아어린이집에 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부모로서 나는 이런 문제제기를 하려고 한다.

내가 공동육아어린이집을 택하게 된 계기는 큰아이 때문이었다. 체육, 음악, 연극, 코딩 등 다양한 특기수업으로 하루하루가 가득 채워지는 기관을 다니던 큰아이는 종종 등원하기 싫다는 표현을 했다. 그냥 하는 말이라고 넘기다가 한번은 질문을 해봤다.

“○○야, 기관에 가면 친구들도 많고 이런저런 재밌는 수업을 매일매일 하는데 왜 가기 싫어?”

“엄마, 친구들이랑 놀 시간이 없어. 조금 놀려고 하면 체육하라 그러고 잠깐 쉬다가 다시 영어시간이라 그러고 나는 친구들이랑 더 놀고 싶어.”

그때부터였다. ‘아이들이 사람을 사회를 세상을 자유롭게 탐색할 시간도 없이, 배움이라는 명목으로 이렇게 일률적인 교육을 벌써부터 받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시작됐다. 1년 후를 내다보기도 힘들 만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은 왜 이렇게 과거의 방식대로 갇힌 시간을 보내야 할까? 그래서 나는 최대한 자연과 자유로운 접촉이 많은 기관, 아이들이 스스로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보장받으면서 사회를 배우고 주체적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 공동육아어린이집으로 기관을 옮겼다. 만3세 말부터 만5세 까지 공동육아어린이집을 다니고 졸업한 첫째는 일반 기관을 다닌 친구들보다 한글 맞춤법도 좀 모르고, 덧셈뺄셈도 느리고 휴대폰도 없는 상태로 초등학교에 진학했다.

첫째가 초등학교 2학년이 끝나갈 무렵 나에게 놀라운 고백을 했다.

“엄마, 나는 처음 학교갔을 때 내가 터전(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 기관을 부르는 명칭)을 다녔던 게 조금 싫었어. 친구들은 한글도 많이 알고 덧셈, 뺄셈도 훨씬 잘하고 전화번호도 있고 나한테 게임은 뭐하냐 물어보는데 나는 전화번호도 없고 한글도 수학도 좀 못하는 거 같고 그랬거든. 근데 지금은 터전에서 지냈던 게 너무 좋아. 터전에서 친구들을 자신있게 잘 사귀는 법을 배웠고 자연에서 자유롭게 많이 놀 수 있었어. 지금 학교에서 그걸 못하니까 그 시간이 얼마나 좋았었는지 알게 됐어. 시간을 자유롭게 잘 쓰는 법을 터전에서 배운 거야. 그리고 지금은 내가 수학 더 잘해. 터전에서 매일 뭘 만들고 부수고 그랬는데 어떻게 만들까 몇 개를 더해야하나 빼야하나 생각했던 게 바로 수학이었어.”

지금 내가 쓴 이 글에서 AI가 대체하기 가장 힘든 부분은, 큰아이가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느끼고 생각해서 나한테 표현한 부분일 것이다. AI의 발전이 흥미와 놀람을 넘어서 걱정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현실에서,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러한 직접 경험과 사유할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가 한글을 덜 배우고 사칙연산을 덜 연습하고 영어 단어를 모르고 학교를 갔다 해도 본인이 경험한 것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고 있다는 것이 정말 귀중한 교육을 받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대체불가능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떤 바탕을 만들어줄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 고민은 월 7만원의 특기수업 경비부담을 덜어주는 손쉬운 선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진짜 자연, 진짜 사람들, 진짜 세상을 온몸으로 진하게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할 충분한 시간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제공할지, 그 방법을 모색하는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아이들과 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아이 대 교사비율 축소와 양질의 교사확보 및 지속적 교육 등 기관에 대한 직접지원이 필요하고 국가적으로는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교육철학적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미래를 위한 투자일 것이다.

*이 글은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싱글벙글어린이집 학부모 박윤정 님이 보내주셨습니다. 베이비뉴스는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기고를 언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고 문의: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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