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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경남도민일보] CCTV도 필요없다 '더 나은 보육'향한 믿음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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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02-06 14:50 조회6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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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링크 :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04861
아홉 가정-교사 두 명 뭉쳐 조합 만들고 어린이집 열어
학부모-교사 운영 논의·협력 교사 대 아동 비율도 낮춰

거제시에는 남다른 조합이 하나 있다. '경남거제공동육아조합(이사장 정혁진)'이다.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문제를 함께 풀어보려는 이들이 뜻 모아 만든 육아 공동체다. 쉽지 않은 육아 문제를 '공동육아'라는 해법으로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사람들이다. 조합은 보통 어린이집과는 결이 다른 보육 시설도 운영한다. 아이를 행복하게 잘 키우고자 노력하는 그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합은 지난 2016년 11월 세워졌다. 아이·부모·교사 모두가 행복한 어린이집을 고민하던 아홉 가정과 교사 2명이 만나면서다. 이들은 더 나은 보육 환경을 꿈꿨다. 내 집처럼 편안하고 교사 인권이 보장되면서 부모와 교사가 협력하는 어린이집이길 바랐다. 아이를 함께 키우며 서로 좋은 이웃이 되길 원했다. 지금의 조합을 설립하고 출자금을 모아 터전을 마련한 까닭이다.

조합은 함께 어울려 같이 사는 가치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가치를 가진 사람들 모임에서 더 나아가 가족과 교사가 한데 묶인 '인생 공동체'를 추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가 성장하고, 부모와 교사도 더불어 성장하면서 삶의 변화를 끌어낸다. 이들은 연간 2차례의 총회와 매달 이사회를 열어 조합을 운영한다.

조합 홍보이사인 전희정(38) 씨는 "점진적으로 '아이를 행복하게 잘 키우기 위해 마을이 함께하는 삶, 가치에 대해서 고민하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른 삶의 방식과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육아 공동체 생활을 통해 배워가며 조합과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합은 관련 절차를 거쳐 지난 2017년 5월 거제 수양동에 어린이집을 열었다. 이름은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인가 정원 17명)'이다. 똥강아지는 어린 자식이나 손주에게 애정을 담아 귀엽게 이르는 말인데, 조합원 투표로 정했다. 현재 세 살부터 일곱 살까지 어린이 15명이 다닌다.

어린이집 또한 조합만큼 남다르다. 김정선(50) 원장과 보육 교사 3명(보조 교사 1명 포함), 조리원 1명이 아이들을 돌본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보육에 전념하도록 교육·재정·운영·홍보 등 역할을 분담해 어린이집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또 어린이집 예·결산 과정을 지원하고 이를 여과 없이 공유한다.

▲ 거제 수양동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 원아, 교사, 김정선(뒷줄 맨 오른쪽) 원장과 전희정(뒷줄 오른쪽에서 둘째) 거제공동육아조합 홍보이사.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거제 수양동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 원아, 교사, 김정선(뒷줄 맨 오른쪽) 원장과 전희정(뒷줄 오른쪽에서 둘째) 거제공동육아조합 홍보이사.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이뿐만 아니다. 학부모들은 식단표에 따라 직접 급식·간식 재료를 주문해 모니터링하고, 시설 등에 보수가 필요한 곳은 없는지 살피고, 교육 과정이 공동육아에 맞게 잘 이뤄지는지 교사회와 함께 연구하는 등 어린이집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에는 CCTV도 없다.

전 씨는 "어린이집 CCTV 미설치는 부모가 교사를 온전히 신뢰하고, 교사 인권을 존중하는 대표적인 예일 듯하다. 부모와 교사가 운영 과정을 협의하기 때문에 모든 운영이 투명한 점이 특징이고, 갈등이 발생하는 순간들도 모두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간다"며 "모든 과정을 민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는 공동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구성원들의 목소리도 보장된다. 교사 급여와 복지를 정할 때 당사자 의견이나 교사회 전체 견해를 낼 수 있다. 부모와 교사가 동수로 참여하는 '노동조건개선위원회'에서 이를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일반 어린이집보다 낮게 운영하고, 이 부분을 조합에서 지원하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꼽힌다.

아이들에게 똥강아지어린이집은 그야말로 놀이터다. 원아들은 등원해서 놀고, 간식 먹고 밖에 나가 놀고, 점심 먹고서 또 놀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어린이집 하루가 놀이인 셈이다. 자연을 벗 삼아 놀다 보니 햇볕에 그을리고 찬바람에 볼이 얼어붙는 것도 다반사다. 이처럼 아이들은 놀면서 온몸으로 사계절을 체험하고 배운다.

김정선 원장은 "선행 학습이나 주입식 교육은 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강요도 안 한다. 스스로 할 수 있게 뒷받침하고, 기다려주고, 자율성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자연에서 놀면서 배우는 형태가 많다. 바깥나들이를 통한 생활 학습도 이뤄진다. 일반적인 어린이집 보육이나 교육 형태와는 사뭇 다르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어린이집에서 한 발 나아가 초등학생 방과 후 교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내년이면 어린이집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등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맞춰 '놀이의 힘'을 토대로 한 공동육아 철학을 그대로 키워가고픈 바람에서다. 어린이집에서 맛본 공동체 즐거움을 이어가려는 학부모들 마음도 크다.

정혁진(36) 이사장은 "조합 중·장기 계획으로 공동육아조합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조합 운영을 하는 것과 조합 터전을 중심으로 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삶을 누릴 수 있는,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건강한 조합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8월 현재 경남에는 2781개의 어린이집이 있다. 이 가운데 거제에는 255개가 있는데, 민간(108개)·가정(117개) 어린이집이 대부분이다. 지역에서 '협동' 유형의 어린이집은 똥강아지공동육아어린이집이 유일하다. 경남 전체로 보더라도 양산 3곳을 포함해 총 4곳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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