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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평화를 이야기하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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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04-08-27 15:19 조회5,5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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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평화를 이야기하자(3) - 평화심성 기르기 집중 트레이닝

공동육아 협동조합 사이좋은 어린이집 교사회
  • 요즈음 언론에 비친 모습을 보면 어른에 의한 어린이폭력이나 아이들이 아이들에게 대한 폭력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이들 키우기가 진짜 겁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가닥을 잡기도 어렵습니다. 그럼 공동육아의 아이들은 어떨까요? 아이들이 생각하는 갈등, 폭력, 분노는 어떤 것일까요?
    지난 2002년 2월 7세, 1학년 ,2학년 아이들과 풀어 본 “평화심성 기르기 집중트레이닝” 시간을 들여다봅니다. 아이들과 나누어 본 폭력, 평화, 분노의 가지들. 그리고 평화심성을 기르는 훈련을 통해 평화란 일상적이며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것과 아이들의 생활에서부터 평화문화를 만들어가자는 공동육아의 노력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느껴봅니다.
* 기 간 : 2002년 2월 7일, 10일, 14일, 17일
* 대 상 : 도란방 7세(4명), 모두모두 1학년(6명), 2학년(5명) 등 총 15명
* 강 사 : 아침
* 도우미 : 바람돌이, 무지개, 또치, 참새


2002년 2월 7일

큰 바람이 불어
간신히 아이들을 모아 둥그렇게 앉았습니다. 우리 눈엔 똑같아 보이는 책상 겸 의자가 아이들 눈에는 달라 보이는지 의자를 가져오라 그러면 서로 자기 것을 달라고 투정부리는 아이들이 생깁니다. 사상 최대의 20명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하자니 막막해졌지만 ‘아침~’이러면서 반기는 아이들의 미소에 용기를 얻어 시작게임을 해보았습니다. 계속 못 알아듣고 이해를 못하는 6살 꼬마를 간신히 달래고, 알려주려고 목소리를 높이는 3학년 나서기쟁이들이 입을 다물 때를 기다려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시시하고 유치하다는 3학년의 높아만 가는 수준을 맞추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모둠활동(동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전체 아이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두 모둠으로 나누어서 대화하기를 시도해보았습니다. 동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나눈 후 좋은 점, 나쁜 점을 말하고 발표하도록 하는 일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모둠회의를 통해 몇 가지를 결정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가 봅니다. 말이 빠른 3학년들 틈새에서 입을 다문 6, 7세가 가여웠습니다.
동생이 없는 아이들 모둠에서는 방과후 수가 적어서 불만인 수림이와 준하를 다독이다 실패를 했지요. 동생이 있는 아이들은 도우미로 들어온 바람돌이를 타박하고. 간신히 좋은 점, 나쁜 점 3가지를 정하고 발표를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동생이 있거나 없어서 나쁜 점, 좋은 점을 이야기하면서 자신과 다른 입장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는데 뭔가 하나 끝나나 싶으면 나누기를 하기 전에 금세 소란스러워지는 아이들.
  • 대충 동생이 있으면 심심하진 않지만 귀찮게 해서 싫고, 동생이 없으면 심심하지만 혼자라서 좋고, 귀찮게 하지 않아서 좋다는.
눈치 채셨겠지만 대부분 따라쟁이들입니다. 한명이 발표를 하면 조금씩 말을 바꿔서 따라하지요. 그나마 말을 바꾸기라도 하면 고마울 때도 있습니다.

개구리 악어 게임
소란스런 아이들이 그래도 밉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침’ 하면 떠오르는 즐거운 기억을 심어주기 위해 항상 히트를 치는 개구리 악어 게임을 했습니다. 원래는 신문지 위에서 하는 게임인데 푹신한 식당바닥을 믿고 의자 위를 잎으로 삼아 시작을 했지요. 악어의 딸랑딸랑 소리에 맞춰서 이리저리 몸을 피하는 아이들 결국 20명의 아이들이 3개의 의자위에 올라가 있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킨십을 너무 싫어하는 경진이도 잠깐 소리를 질렀지만 악어의 공격을 피하고자 잘 참아주었답니다.

2002년 2월 10일 - 폭력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아이들과 폭력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른들과 워크숍을 하면 평화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인지 폭력의 반대되는 것만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아이들과는 평화를 먼저 이야기하고 폭력은 그러한 평화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지요.
  • 아이들은 사이좋게 노는 것이 평화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이좋게 놀기만 하면 심심하기 때문에 폭력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아이들이 말하는 폭력은 정말 진짜 폭력에 못 미치는 것이긴 하지만 폭력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전쟁을 설명하고는 살짝 겁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못 말리는 개구쟁이들은 끝까지 자기 논리를 가지고 때론 폭력도 필요하다고 우기더군요. 분반토론을 해서 사이좋게 노는 것이 더 좋은 사람, 아닌 사람으로 나누어 발표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고학년(그래봤자 3학년)들은 아닌 사람들 쪽으로 우겨서 들어가기도 하였지만, 그 아이들 속에는 평화를 염원하는 밝은 심성이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결국은 서로 피해를 주지 않고 사이좋게 노는 것을 더 좋아하니까요.

2002년 2월 14일

말하기, 듣기
통제라는 단어를 무척이나 싫어하기는 하지만 10명이 넘는 아이들과 한꺼번에 집중을 요하는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힘에 부치는 일이 많습니다. 진행하는 사람도, 앉아서 많은 아이들의 발표를 다 들어야하는 아이들도 고역이지요. 게임을 하고자 해도 설명을 수없이 반복해야 전체가 알아듣고, 활동적인 고학년들은 동생들이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무척이나 힘듭니다.

귓속말 전달게임
주의 깊게 잘 듣기위한 훈련입니다. 몇 가지 짧은 단어를 말하고 귓속말로 전달하도록 합니다. 벌써부터 자기 조원들이 맘에 안 드는 아이들은 공평하지 않다고 소리를 질러댑니다.
  • 자기주장을 잘하는 만큼 들어주기를 잘한다면 세상이 얼마나 평화로울까요?
간신히 학년별 배분이 다른 조도 마찬가지임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발표를 못하는 예비 1학년을 열심히 돕는 3학년. 감동적인 모습들을 보이며 시작할 때의 소란스러움에 대한 섭섭함이 가시기도 하였습니다.

약속 정하기
귓속말 전달 게임 이후에 좀더 듣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에 사이좋게 지내기 위한 약속정하기를 했습니다. 아침이 이야기할 때 잘 들어주는 것을 약속하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하였지요. 통제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질서를 위해서.
아이들은 같은 또래끼리 토론을 하고 아침이 들어주었으면 하는 3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어린 학년은 밖에서 놀아달라는 것을 우선으로 했고, 대부분 게임을 많이 하도록 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2002년 2월17일 - 분노조절

개구리와 악어게임
처음 했을 때보다 숫자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자 4개였을 때부터 잡히는 개구리들이 생겼습니다. 의자 3개에 잡힌 개구리 3명이었을 때, 게임 종료. 여자아이들이 더 잘 모였고, 남자아이들이 더 경쟁적이어서 잡힌 개구리는 모두 남자아이들이었습니다.

화가 난 얼굴 그리기
종이와 색연필을 나누어주고 화가 난 얼굴 그리기를 했다. 못 그리겠다고 하는 아이들을 거울 앞에 줄을 세우고 화를 돋웠으나 장난으로 받아들이네요. 얼굴을 일그러뜨린 후 그걸 그리도록 했습니다. 장난치고 소란스럽고, 못 그리는 아이들이 많아서 바로 글씨를 쓰도록 했지요.

화가 났을 때, 화가 날 때 하는 행동, 그 행동을 하고 난 느낌
한나가 제일 잘했습니다. 다른 여자아이들에 비해서 늦게 썼다는 것에 화가 나고 열심히 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아무렇게나 한 것처럼 보여서 서러웠는지 한참을 울더군요. 한나는 필통이 필요하답니다.

자!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순서> 이럴 때, 화가 나요 -> 화가 나면, 이렇게 해요 -> 행동을 하고 난 느낌

신00
실증(싫증)날 때 → 머리를 쥐어뜯는다 → 너무 화가 난다
놀릴 때 → 소리를 마구 지른다 → 속상하다
때릴 때 → 나두 때린다 → 열받는다

조00
놀릴 때 → 화가 난다, 참은다(참는다)
싸울 때 → 싸울 땐 안 참은다(참는다) 때린다
혼날 때 → 참은다(참는다) → 화가 많이 난다. 싸워도 기분이 안 풀린다

최00
맛단지가 혼낼 때 재일(제일) 무섭다(화날 때가 없다고 했음) → 그냥 조용히 있는다

김00
맛단지가 소리 질를(지를) 때가 무섭다

조00
친구가 맞고 내가 때릴 때 → 1. 친구가 맞앛을(맞았을) 때 기분이 나쁘다 2. 내가 맞을 때 기분이 나쁘다 3. 내가 때릴 때 속이 후련하다 4. 내가 선생님께 혼날 떼(때) 나쁘다 5. 아예 소리를 지른다
웅0(한0이, 현0, 현0)가 놀릴 때 → 때리고 코피낸다. 목 조른다, 목 때린다. 호미로 머리를 때린다.

윤00
유빈이가 똥고 만지작 거리대(거릴 때), 유빈이가 유경이랑 놀 때 괴롭필 대(괴롭힐 때) → 화날 때는 모동이롱 매매하다 (몽둥이로 맴매한다?)

현00
기분이 안 좋을 때 → 1. 운다. 2. 욕을 한다

주00
애들이 내 말도 안 들어줄 때, 무지개나 선생님한테 혼났을 때, 축구하다가 공에 맞았을 때, 오늘 운이 안 좋았을 때, 애들이 놀렸을 때 → 화가 나면 이상한(?) 행동을 한다(종합장을 들고 아래로 철썩 소리가 나도록 내리친다) * 주희는 자기 얘기를 안 들어주면 마구 소리를 지른답니다 → 이상한(?) 행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쫌 좋아진다

정00
친구나 동생이 욕할 때, 친구들이 놀릴 때, 나한테 화낼 때 → 똑같이 해준다(욕은 빼고), 욕할 때 때려준다 → 또 해주고 싶다

황00
싸웠을 때, 기다릴 때, 00랑 같이 있을 때 → 아무거나 때림 → 기분이 나쁘다

문00
동생이 밥말(반말)할 때 → 야 너 죽을래라고 말한다 → 싫어
아빠가 때릴 때 → 운다 → 싫어
엄마가 컴퓨터 못하게 할 때 → 엄마 미워라고 말한다 → 싫어

정00
누나가 짜증낼 때 → 때려 → 좋아
00가 장난쳤을 때 → 현서를 잡아 → 좋아
엄마가 약속 안지켰을 때 → 떼써 → 좋아
00가 방해할 때 → 소리질러 → 좋아

박00
00랑 내가 싸울 때 엄마가 나만 혼낼 때 → 내 방으로 가서 종합장에다 현서 욕한다 → 좋진 않아

최00
친구들이 건드릴 때, 싫어하는 말할 때, 놀릴 때, 00이가 까불 때 → 어쩔땐 소리를 지르고 정말로 화가 나면 조금 때린다 → 싸우는게 정말 싫다

최00
00이가 맨날 나한테 시비걸 때, → 나도 갔이(같이) 건들고 때린다 → 00이가 씨비(시비)걸 때 기분은 섭섭한 기분
친구들이 건들이때(건드릴 때) → 때린다 → 친구들이 건들일 때 정말정말 실고 막막 때리고 싶은 기분
00이가 까불 때 → 싸움하고 때린다 → 아무 기분도 없다

나00
내 동생이 나 괴롭필 때 → 살짝 때려 → 조금 낳아져 (계속)


* 이 글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2004년 봄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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