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2 머니투데이] 엄마·아빠가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 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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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8-04-16 17:51 조회1,729회 댓글0건본문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20209251853504
엄마·아빠가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 해봤더니...
남의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키우는 곳, ‘해와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편집자주 나랏님도 풀지 못한다는 숙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웃들이 있다. 이들은 우리 동네에 일자리를 만들거나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지역경제와 환경을 지킨다. 대중한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을 이끄는 '히든챔피언'들이다. 머니투데이는 사회적기업 이로운넷과 공동으로 '우리 동네 히든챔피언'을 발굴해 그들의 활약을 소개한다.
| 서울 상도동 국사봉 자락에 자리잡은 해와달 어린이집은 이른 아침 문을 연다. 오전 7시반. 부모들은 출근길에 아이들을 맡기고 직장으로 향한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도 잠깐. 애들은 노느라 정신이 없다. 조기 등원한 아이들은 아침 식사도 어린이집에서 해결한다.
해와달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은 2005년 공동육아방식으로 유년기의 아이를 키우려는 부모들이 뜻을 모아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4살부터 7살까지 자녀를 둔 37가구가 현재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자동 탈퇴한 부모들까지 치면 지금까지 이 어린이집을 거쳐 간 조합원 수는 약 120 명이다. 지난해부터 이들 중 일부는 후원조합원, 졸업조합원이란 이름으로 취미를 소모임 삼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사교육은 몰라도 자연은 안다 요즘 영어, 피아노, 미술 같은 조기교육이 열풍이지만 이곳은 딴 세상이다. 자연과 더불어 노는 것이 전부다. 날이 춥거나 덥거나 아랑곳 하지 않고 바깥놀이를 즐긴다. 눈이 펑펑 내리면 아이들은 썰매를 타느라 정신이 없다. 말이 썰매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어떤 아이들은 포대기를 깔고 미끄럼을 탄다. 눈밭을 뒹굴며 눈을 집어먹기도 하고 눈싸움을 한다. 보육교사와 일일교사로 나선 엄마는 곁에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켜 볼 뿐이다.
남봉림 해와달 어린이집 원장은 “ 나무타기, 긴 줄넘기, 물놀이, 얼음 깨기, 매미잡기처럼 자연을 벗 삼아 놀면서 사계절을 배운다”고 말했다. 찬이엄마는 보육교사 시절 이곳을 알았다. 실습을 다니면서 공동육아를 체험하곤 자신도 엄마가 된다면 꼭 공동육아방식으로 키우기로 맘 먹었다. “아이들에게 행복권이 보장 되는 건 공동육아라고 생각합니다. 찬이는 여기서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그리기와 종이접기,나들이를 실컷 즐깁니다. 아이가 행복한 모습을 보니 저도 행복해집니다. ” 좋은 경험에 대한 기억때문일까. 한 번 발을 들여 놓은 엄마,아빠들은 자녀들을 계속 이곳에 보낸다. 조합원인 고유미 씨도 두 아이를 모두 해와달 어린이집에 보냈다. “ 처음 왔을 때 뒷문을 열고 나갔는데 산이 있어 홀딱 반했어요. 이곳은 아이가 본성대로 잘 클 수 있어 좋아요. 가만있고 싶을 때 가만히 있을 수 있고 흥얼거리고 싶을 때 흥얼거릴 수 있고요.” ◇ 교육은 교사가 운영은 조합원 모두가
남 원장은 “ 흔히 공동육아하면 부모들이 돌아가며 품앗이하듯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지만 교육은 보육교사가, 어린이집 운영은 부모조합원들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아동 수는 40여명. 보육은 원장 1명에 방교사 5명, 영양사 1명, 보조교사 2명 등 총 9명이 책임진다. 한 보육교사가 맡아야 하는 원아수는 일반 어린이집보다 현저히 낮다. 교사들 복지도 괜찮은 편이다. 2년 만근을 하면 안식월을 쓰는데 유급휴가다. 보육교사들에겐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연간 운영비는 약 3억 원. 부모들은 한 달 평균 35만 원 (누리과정 지원금 제외)정도의 보육비를 낸다. 교사들의 급여와 급식비 그리고 1년 동안 조합차원에서 치러지는 각종 행사비는 조합비로 충당한다.
부모들은 재정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매일 청소를 해주고 교사들이 쉬는 날이면 일일교사로 나선다. 아이들이 먹을 김치는 부모들이 담가준다. 시설관리는 아빠들 몫이다. 고장 난 보일러를 고치고 마루를 깔고 아이들이 이용할 밥상이나 책상을 만들어줬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부모들의 재능기부 덕이다. 남 원장은 “어린이집 운영 전반을 부모님들이 해결해주기 때문에 오롯이 교육에만 신경 쓸 수 있다”며 “공동육아는 교사들이 자기주도성을 갖고 뜻한 바를 펼쳐 나갈 수 있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독박 육아란 없다 5살 아이의 아빠 권봉근씨는 매일 아침 아이의 손을 붙잡고 어린이집에 온다. 일찍 출근하는 아내를 대신해 어린이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출근한다. 권씨는 교사와의 소통을 제일 장점으로 꼽았다. “ 애들을 ‘일’의 대상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서 믿음이 갑니다. 오며가며 선생님과 내 아이에 대해 물어보고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아요.” 이곳에선 이름대신 서로 별칭을 부른다. 메뚜기, 알쏭, 애벌레, 호두, 꿀단지, 소풍, 노란지붕, 즐거워 등등. 별칭을 부르다보니 교사와 부모 사이에 격이 없어지고 나이나 성별의 벽도 쉽게 무너진다. ◇ 전국 공동육아 어린이집 60곳... 쉽지 않는 공동육아 대화로 풀어간다. 부모들이나 보육교사들이나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공동육아란 결코 쉽지 않다. 전국에 공동육아협동조합은 60곳에 이르지만 증가 추세는 둔하다. 이들 가운데 약 39곳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남 원장은 “출자금을 내고 모여서 생각을 합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 생겨나는 만큼 없어지고 또 생겨나는 과정의 연속이다”고 설명했다.
“ 갈등없는 공간은 없지요. 우린 얘기가 안 되면 다 같이 모여요. 갈등이 해결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지만 그대로 인정합니다. 자기를 내려놓고 맞춰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상처도 생기고 어려움도 많지만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 서로가 서로에게서 배운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왜 공동육아를 선택한 걸까. “ 다양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 좋아요. 직업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선생님들도 개성있고.. 아이들이 다양한 어른들의 삶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리란 생각이 듭니다. ” “ 난 나서는 것을 싫어하고 관계를 밀쳐내는 성향이 있어요. 하지만 이곳은 연결을 할 수 밖에 없는 곳이고 사회성을 키워가는 곳입니다.” “ 아이가 바뀌길 바라는 것 보다는 아이에게 충분히 행복한 유년기 시간을 보장해주고 그걸 씨앗으로 마음의 바탕을 만들어서 어떤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죠.” 이 곳은 CCVT가 없냐고 묻자 한 아빠가 “모두가 같이 돌보는데 우리 눈이 바로 CCTV”라며 농친다. 그러면서 진짜 속 마음을 드러냈다. “ 감시하는 거잖아요. 인간적이지 못합니다. 선생님들을 믿고 맡기는 곳인데 그러면 관계가 깨지고 맙니다. 증거를 잡겠다는 건데 전제가 잘못 된거죠.”
인터뷰가 끝나자 점심시간이다. 아이들은 제각각이다. 늦게 먹는 아이, 잘 안 먹는 아이도 있지만 이를 보채거나 꾸짖는 어른은 없었다. 식사가 끝나면 행복한 낮잠시간이다. 엄마도 아이도 그리고 선생님도 달콤한 휴식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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