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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출판사 첫 번째 출판물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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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6-07-14 13:43 조회1,2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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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출판사 첫 번째 출판물 발간하였습니다.


시간을찍는아이들 preview2.jpg



시간을 찍는 아이들

 

부산시 북구 화명동에 있는 대천마을은 대천천을 중심에 두고 양달마을과 음달마을 그리고 1990년대 신도시개발 사업과 함께 조성된 신시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곳 양달마을 한 모퉁이에 공동육아 방과후학교 징검다리놓는아이들이 있지요.

그런데 지금 이 방과후학교가 아니 양달마을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답니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거든요. 구석구석 아이들 발길 닿지 않는 곳이 없던 마을을 그대로 사라지게 내버려둘 수 없었던 방과후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 스무 명은 마을 기록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마을 기록은 아이들이 1년 가까이 직접 찍은 사진과 그 사진에서 길어 올린 글로 채워졌습니다.


이끼 낀 낡은 담 아래로 망초 몇 그루가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사진 옆에 민재는 자기가 사는 대천마을의 특별함을 말합니다. “대천천이 물놀이를 할 때 물이 맑아서 특별하고 (...)사람들도 친절하다. (...) 자기한테 상관이 없는 일인데도 마음을 써 준다.” 면서 처음 이사왔을 때는 초라하게 보이고 특별한 것도 없을 줄 알았던 마을을 떠올리지요.

이 사진을 찍을 때도 예쁘게 보이지도 않고 허전해 보였던 곳이 사진을 찍고 보니 거기 풀이 자라고 있어 허전해 보이지 않는다. 풀과 햇빛만 있었을 때보다 벽이 함께 있어 더 뭔가 있어 보인다.

낡은 벽이 달라 보였다.”라며 우리에게 마을 사람들과 자연이 닮았다는 것을 얘기해 줍니다.

또 진명이는 화면 가득 하늘과 맞닿아 있는 울퉁불퉁한 기와지붕 사진을 찍고 기와지붕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 합니다.

진명이처럼 지붕 너머에 있을 마을 밖의 마을이 나도 궁금해집니다.


아이들은 방과후 학교 주변 네 곳을 정하고 모둠을 나누어 1년 동안 한 장소 사진 찍기도 했습니다.

날마다 한 장소를 찍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날마다 똑같은 모습인 것 같은 대상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일은 어쩌면 수행 과정 같기도 합니다.

잊고 있다가 다시 와서 찍기도 하고 어떤 날은 빼먹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서로를 챙겨주고 다독거리면서 천천히 일상처럼 해 나갑니다.

그 모습이 그 모습 같던 대상들이 사진을 모아놓고 보니 변화가 뚜렷이 보입니다.

나무의 1년 살이가 눈에 들어오고, 칙칙한 회색 건물도 날씨에 따라 달라 보입니다.

이렇듯이 사진으로 마을을 기록하는 일은 늘 걷던 길, 늘 보던 건물, 자주 보던 이웃들까지도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이는 재개발이 되면 볼 수 없는 풍경들입니다.


도시에서 사는 아이들은 행정구역 상의 무슨 동이 아닌 마을이라는 말에서 어떤 정서를 느낄 수 있을까요?

숫자로 기억되는 아파트 동호수 만으로 마을의 추억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징검다리놓는아이들에게는 마을이라는 말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사진이 모아지자 전시회를 열지요.

사진 전시회는 대천 마을이 아이들만의 마을이 아니라 어른들의 마을이기도 하며, 어른들이 잊고 지낸 고향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대천마을이 재개발 된 이후에도 아이들이 기록한 이 사진집은 과거와의 징검다리가 되어 마을 구석 구석 담겨 있는 이야기와 함께 영원히 살아 숨쉴 것입니다.


서평/오혜경(어린이도서연구회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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